더러운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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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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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지 얼마 안되어서 한국의 한 목사님이 중국에 선교사로 가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분은 나중에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큰 일을 한 훌룡한 목사님입니다. 하여튼 이분이 중국에 가서 미국 선교사를 도우며 함께 많은 선교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인 장로님의 집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국인 장로님의 집은 산길을 한참가야 하는 외진 곳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인 선교사와 한국인 이 목사님이 같이 갔는데 오후 늦게 출발해서 어두운 밤길을 저녁도 못먹고 땀을 흘리며 힘들게 그 장로님 집에 갔습니다. 밤늦게 도착해보니 피곤하기도 하고 또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중국인 장로님은 이 두분을 반갑게 맞으면서 시장하실 텐데 식사를 좀하시라고 저녁을 차려 내왔습니다.

그 저녁 식사는 죽이었는데, 이 목사님은 저녁상을 보고 깜짝놀랐습니다. 그릇들이 너무 더러웠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식사를 하는데 그 장로님이 아주 지저분하게 식사를 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기름때가 덕지덕지 붙은 그릇에 정이 떨어진 데다가 장로님이 또 지저분하게 먹으니 참 입맛이 없고 구역질이 났습니다. 먹다가 보니까 그 미국인 선교사는 아주 맛있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잘 먹습니다. 이 한국인 목사님은 겨우 다 먹고는 그 밤을 지낸 후 다음날 새벽에 그 미국인 선교사와 함께 중국인 장로님 집을 나와 산길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좁은 길이라 미국인 선교사가 앞에서고 이 목사님이 뒤에서서 걸어오는데 문뜩 어제 저녁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선교사에게 물었습니다. 어젯밤 어쩌면 그렇게 죽을 잘 잡수셨느냐고. 선교사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노골적으로 말할 수는 없고 이렇게 저렇게 암시를 해줬더니 선교사가 결국 그 더러운 것을 어떻게 그렇게 잘 먹었느냐는 말인지 알아 들었습니다.

선교사는 잠시 말없이 걷더니, 이런 성경구절을 말해줬습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이 말을 듣고 목사님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낙후된 생활을 하던 자기에게 더러웠으면 미국의 문명 생활을 하던 선교사에게는 그 저녁식사가 얼마나 더러웠겠습니까? 그러나 그 선교사는 그 중국인 장로님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 허물을 보지 못하고 맛있게 먹은 것입니다. 자기는 사랑이 없어서 그게 그렇게 더럽고 그 장로님 먹는 모양이 역겨웠던 것입니다.

여러분 사랑은 허물을 덮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의 집아이는 콧물만 흘려도 더럽지만 자기 자식은 기저귀도 안 더러운 것입니다. 여러분, 가족이나 친구가 못나 보이면 사실은 그가 못난게 아니라 내가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디 우리의 가정과 학교가 허물을 덮고 좋아해줄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이 넘치는 가정과 학교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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