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에 얽힌 풋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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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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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Henry의 단편소설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어느 빵집을 약간 올드미스인 한 아가씨가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한 청년이 이 빵집에 와서 식빵을 사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청년은 창백한 얼굴에 빵모자를 쓰고 있었고 올 때마다 별 말없이 제일 싼 식빵을 늘 사갔습니다. 이 빵집 아가씨는 이 청년의 창백한 얼굴과 머리를 눌러쓴 빵모자가 인상적이었고 또 늘 제일 싼 식빵만을 사가기 때문에 곧 이 청년을 기억하게 됐습니다. 이 아가씨는 청년이 가난한 미술가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청년이 영양가 없는 제일 싼 식빵만 사가기 때문에 그러다가는 건강을 해칠 것이라고 걱정하게 됐습니다. 그러는 중에 좀 고급빵을 싸게 주거나 혹은 버터라도 빵에 넣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청년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그럴 수도 없었고, 또 그 청년에게 좀 돕고 싶다는 말을 할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가씨의 걱정대로 청년은 점점 얼굴이 헬쓱해지고 창백해져 갔습니다. 아가씨는 그렇게 얼굴이 상하는 청년을 보며 몹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가씨는 이렇게 영양없는 싼 식빵만 먹으면서 얼굴이 저렇게 상해가는 청년을 도저히 그냥 둘수 없다고 생각하여, 그렇다고 공개적으로 그에게 도움을 줄 용기도 없고 해서 몰래 제일 싼 식빵하나를 집어서는 그 속에 버터를 듬뿍 발라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청년이 와서 또 제일 싼 식빵을 찾자 버터 바른 그 빵을 줬습니다. 그 청년이 나간 후 아가씨는 자기가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걱정하며 초조해했습니다. 그 청년이 고마워하며 기뻐할 것인지, 아니면 자존심 상해 화를 낼지 혹은 다시는 그 빵집에 안 올지 걱정하고 있는데, 조금 후에 그 청년이 왔습니다.

그런데 그 청년은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상한 외국어로 화를 내며 막 이 아가씨에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너무 어이없이 당황해 하고 있는데 곧 이어서 다른 신사 한분이 뛰어 들어와서는 그 청년을 가로막고 진정시키며 아가씨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청년은 동구라파에서 온 청년인데, 지금 그 시에서 현상 모집하고 있는 도시 설계도에 응모하기 위해 설계도를 그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마감일이 임박하고, 그 청년은 그간 온 정성을 다 기울여 그 설계도를 그려 이제 거의 다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식빵은 뭐에 쓰는 것이었냐면 먹는게 아니라 그 설계도의 지우개로 쓰는 것이었답니다. 그런데 그 버터 덕분에 다 된 설계도가 다 망쳤다는 것입니다.

아가씨는 정말 순수한 사랑으로 그 청년을 도와주고 싶어서 그 청년이 건강하라고 자기 돈 들여 버터를 넣어 주었지만 그것은 그 청년에게 유익이 된 게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손해를 끼쳤던 것입니다. 결국 이 아가씨의 사랑은 이해가 없는 상상이었기 때문에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입니다.

여러분, 사랑이란 것은 내가 뭘 해줬다고 만족하는게 아니라, 사랑 받는 사람에게 유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바로 이해입니다. 사실 남을 이해하는 자가 실로 남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또 남을 바로 이해할 때 정말 그에게 유익이 되는 올바른 사랑을 베풀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사랑을 통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며 사회를 복된 사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해하는 사랑이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여러분 서로 오해하고 서로 미워하는게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서로 사랑합시다. 그리고 특히 그 사랑이 정말 상대방에게 유익이 되도록 서로 이해하는 중에 유익을 끼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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