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내 사람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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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 전에 교회 전도대원들과 함께 병원전도를 나갔습니다. 교회 승합차를 운행한 부목사님은 한 병동 앞에 차를 세우고 전도대원들을 내려드렸습니다. 승합차에서 성도님들이 내리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교회 승합차 뒤에는 곧 바로 승용차 두 대가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한 승용차 운전자는 경적을 울리며 빨리 비켜달라고 했습니다. 몹시 난처했지만 성도님들이 내리는 도중이라 부득이 다 내린 후에 승합차를 이동했습니다. 뒤 따라오던 승용차 운전자는 여기에 차를 세워서 길을 막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욕을 하며 지나갔습니다. 저는 낯이 뜨거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수많은 환자와 의료진이 지나다니는 길을 가로막아 화급한 사람을 지체하게 했다면 얼마나 죄송한 일입니까? 부목사님은 왜 그런 곳에 차를 세웠을까요? 우리교회 성도님들을 편하게 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주차장까지 가서 차를 세우면 성도님들이 병동까지 걸어와야 합니다. 그런 불편을 피하게 해드리려고 병동 앞에 차를 세웠다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것입니다. 이것은 내 사람을 챙기기 위해 이웃에게 해를 끼친 행동입니다. 이기적인 행동이고 사회질서를 깨뜨린 행동입니다.


우리는 내 사람 챙기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내 가족과 내 교인을 챙겨야 합니다. 그러나 내 사람을 챙기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단이기주의입니다. 고린도전서 13:5를 보면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랑은 나의 유익만 추구하는 개인이기주의도 아니지만 동시에 내가 속한 집단의 유익만 추구하는 집단이기주의도 아닙니다. 내 사람을 챙기느라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집단이기주의일 뿐입니다.


우리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것은 많은 사람이 이런 집단이기주의를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좋게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타나는 것이 연고주의입니다. 혈연, 학연, 지연을 근거로 내 사람을 챙기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사회정의는 사라지고 수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습니다. 우리는 절대 내 사람을 챙기기 위해 법과 질서를 어겨서는 안 됩니다. 내 사람을 챙겨도 법과 질서 안에서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라면 내 사람보다 오히려 내 사람이 아닌 사람을 더 챙겨야 합니다. 그게 예수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웃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신 분입니다. 지금도 예수님은 자기의 제자들을 선교지로 보내 온갖 고생을 시키시며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십니다.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는 내 가정이나 내 교회를 챙기기 위해 법과 질서를 어기지 않습니다. 내 교인을 챙기기 위해 지역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와 내 가정과 내 교회는 희생하면서라도 세상을 섬깁니다.


우리 모두가 가족이기주의나 교회이기주의나 지역이기주의 같은 집단이기주의를 버리고 정말 예수님처럼 사랑과 정의의 삶을 살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세상을 구원할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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