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부유한 부인이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고 빈민가를 찾아갔습니다. 부인은 거기서 어렸을 때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를 저는 소년을 만났습니다. 부인은 소년을 깊이 동정하여 꼭 걸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까 다행히 그 소년은 수술을 통해 고칠 수 있는 경우였습니다. 부인은 큰 돈을 들여 소년을 수술시켰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 소년은 더 이상 다리를 절지 않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뛰노는 소년을 보며 부인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10여년이 지난 후 부인은 어느 모임에서 그 소년의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를 만났습니다. 의사는 부인에게 그 소년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 애도 이제 어른이 되었겠군요. 지금은 자라서 무엇을 하나요?” “그가 무엇을 할 것 같으세요?” “글쎄요, 혹시 의사가 되었나요?” “아니요.” “그러면 직장에 다니나요?” 부인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비통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감옥에 있어요. 살인죄로 종신형을 받았지요.” 깜짝 놀라는 의사에게 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는 그 애가 걸을 수 있게만 해줬지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는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그렇습니다. 걸어갈 수 있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디로 걸어갈지 방향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능력을 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운전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을 배려하며 운전하는 마음입니다.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명을 중시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 선진국의 세 배가 넘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운전기술이 부족해서 그런 걸까요? 아닙니다. 남을 배려하는 자세와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려면 분명히 실력도 있어야 합니다. 지식도 필요하고 재력도 필요합니다. 이런 실력이 있어야 취직도 잘 되고, 돈도 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력만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르게 살려는 마음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인품입니다. 올바른 마음가짐과 좋은 인성을 갖추지 못하면 실력이 있어도 그 실력으로 오히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뿐입니다. 장애를 고친 소년이 더 건강해진 몸으로 더 큰 악을 저지른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인성교육에는 관심이 없고 지식과 실력을 쌓는 데만 관심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당장 먹고사는 데는 실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올바른 인품을 먼저 갖추고 그 위에 실력을 쌓아야 나도 행복해지고 이웃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이웃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먼저 올바른 인성을 갖추고 그 위에 실력을 쌓아 우리 자신도 행복해지고 세상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고귀한 삶을 살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