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우리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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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우리’라는 말만큼 좋은 말도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너와 내가 하나라는 뜻입니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화목하게 지낸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온 가족이 하나가 된다면 집안이 늘 행복하고 번창할 것입니다. 회사나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어떻습니까? 이것도 좋은 말입니다. 이 말은 너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을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을 특정한 사람끼리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말은 선거 때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많이 사용되어 사회에 큰 해를 끼쳐왔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돕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사랑과 협력의 범위가 어떠냐에 따라 악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히틀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악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도 에바 브라운이라는 여인을 극진히 사랑했습니다. 만일 사랑을 연인의 범위에 국한해서 본다면 히틀러도 누구 못지않게 사랑이 많고 좋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사랑을 외국인에게까지 확대한다면 히틀러는 극악무도한 사람입니다.

조폭도 자기들끼리는 형제처럼 사랑합니다. 그러나 힘없는 서민은 잔혹하게 착취합니다. 만일 사랑의 범위를 의형제에 국한한다면 조폭도 사랑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범위를 서민에게까지 확대한다면 조폭은 흉악한 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사랑의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해야 선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내 가족에게 우리라고 하는 것은 히틀러도 하는 일입니다. 나의 패거리에게 우리라고 하는 것은 조폭도 하는 일입니다. 같은 당파에게 우리라고 하는 것은 역사의 모든 간신들도 했던 일입니다. 도대체 누구에게 우리라고 해야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고 우리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가 될까요? 원칙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라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특별히 더 우리라고 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나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돈과 권력이 없는 사람에게 우리라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면 사회가 공정하고 정의로워집니다. 법관이 힘없는 서민에게 ‘우리’라고 하면 서민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습니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우리’라고 하면 근로자가 착취를 당하지 않습니다. 상인이 소비자에게 ‘우리’라고 하면 소비자가 바가지를 쓰지 않습니다. 선거 때 타지역 출신에게 ‘우리’라고 하면 지역감정이 사라집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의리는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의리도 누구와의 의리냐에 따라 악이 될 수 있습니다. 혈연, 지연, 학연에 따라 챙겨주는 의리는 배경 없는 서민을 왕따 시키는 악이지 결코 선이 아닙니다. 나와 아무 이권이 없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고 대한민국과의 의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좁은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넓은 사랑만 사랑입니다. 나와 이권이 있는 사람을 챙기는 것은 의리가 아닙니다. 나와 아무 이권도 없는 사람을 챙기는 게 의리입니다. 이런 의리가 있어야 사회에 정의가 세워지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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