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공과 사

작성자 정보

  • 섬김이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오래전 캐나다에 사는 한국인 교포가 낚시를 가서 고기를 많이 잡았습니다. 잡은 고기를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신나게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떤 사람이 자동차 고장으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이 교포는 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자기 차의 트렁크에서 공구를 꺼내 그 캐나다인의 차를 고쳐줬습니다.

그런데 교포가 트렁크를 열고 공구를 꺼낼 때 캐나다인이 교포 차의 트렁크에 있는 고기를 봤습니다. 낚시로 잡은 고기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안 캐나다인은 그 교포를 고발했습니다. 어종에 따라 잡을 수 있는 고기의 양이 제한되어 있었는데 그 교포가 너무 많이 잡았던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 캐나다인은 자기 차를 고쳐준 교포를 고발했을까요? 공과 사를 구별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차를 고쳐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것은 사적인 일입니다. 반면에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잡은 것은 공적인 일입니다. 사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공적인 잘못을 묵과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이 캐나다인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가 공과 사를 구별한 모습만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정이 많고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과 사를 구별하는 것이 약한 편입니다. 아는 사람이라고 먼저 처리해주는 경우가 공공기관에서 얼마나 자주 일어납니까? 그래서 애매하게 피해를 입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사회의 큰 병폐 중 하나가 연고주의입니다. 연고주의는 혈연이나 지연이나 학연 같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연고주의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렇게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 특혜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고주의 때문에 공과 사가 구별되지 않고 사회의 공평성이 파괴됩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아는 사람이라고 먼저 처리해준다면 순서를 기다리던 수많은 사람이 억울하게 늦어지지 않습니까? 사적으로 가깝다고 공적인 일에서 특혜를 주면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우리가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려면 반드시 공과 사를 구별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공과 사를 구별하고 사회정의를 세울 수 있을까요? 넓게 봐야 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람의 사정만 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사정을 봐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보고, 나라와 민족을 봐야 합니다. 나의 사적인 특혜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고 나아가서 사회질서가 무너지며 나라의 기강까지 흔들리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회질서가 무너지면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고 결국 나까지 손해를 당하게 됩니다. 나 혼자 빨리 가려고 교통신호를 어기면 결국 교통체증이 생겨서 모두가 더 늦어지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공과 사를 구별하여 사적인 연고 때문에 공평성을 잃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사회가 올바로 서고 우리 모두가 더 윤택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45 / 11 Page
번호
제목
이름

성경공부


최근글


새댓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