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과 회개

제86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답: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구원의 은혜인데 이로 말미암아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신대로 구원을 얻기 위해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에게만 의지하는 것입니다.(엡 2:8; 요 1:12; 갈 2:16)

제87문: 생명에 이르는 회개가 무엇입니까?

답: 생명에 이르는 회개는 구원의 은혜인데 이로 말미암아 죄인이 자기 죄를 바로 알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비를 깨달아 자기 죄를 슬퍼하고 미워하며 그 죄에서 떠나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굳은 결심과 노력으로 새롭게 순종하는 것입니다.(행 11:18; 2:37-38; 겔 36:31; 고후 7:11)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저희가 이 말을 듣고 잠잠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가로되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도 생명 얻는 회개를 주셨도다.’ 하니라.”(행 11:18) 

1. 복음의 선포가 효력 있는 부르심이 된다는 것은 사람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된다는 것, 즉 회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효력 있는 부르심을 이해하려면 회개의 단계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소요리문답의 순서를 잠깐 바꿔 86문과 87문을 먼저 살펴보는 것입니다.

회개란 인간 정신(마음 혹은 영혼)의 완전한 혁명으로서 이것에 의해 죄인이 모든 자만과 자기 확신에서 돌아서서 구원을 얻기 위해 그리스도 한 분만을 의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1) 빛이 사람의 영혼 속에 들어갑니다. 이 사람은 효력 있는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에 복음의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선지자 역할을 하셔서 복음을 통해 죄인의 상실된 상태와 그리스도의 필요성을 가르쳐주십니다. 이렇게 회개의 첫 번째 요소는 자신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는 것입니다.

2) 열이 사람의 영혼 속에 들어갑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이 개인적인 감정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죄를 슬퍼하고 미워하며 그리스도를 영접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여 그리스도를 사모하게 됩니다. 이런 감정적인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단번에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이런 감정적인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정말 그리스도를 의지하며 사모한다면 그 사랑이 감정적으로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감정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지식은 사랑의 전제조건이지 사랑 자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3) 힘이 사람의 영혼 속에 들어갑니다. 사람이 복음을 깨닫고 개인적으로 받아들여 죄를 미워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되면 실제로 죄로부터 돌아서서 그리스도를 향해 가게 됩니다. 회개는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을 얻어 행동이 바뀌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정말 회개한 사람은 반드시 행동과 삶이 바뀝니다. 회개를 했는데도 행동이 바뀌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회개한 즉시 죽어서 그런 행동의 변화를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뿐입니다.

사실 회개를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돌아선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죄악을 향해 가고 있던 사람이 하나님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죄를 많이 짓고 있느냐 적게 짓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을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 사람은 심하게 죄를 짓지 않지만 죄를 향해 가고 있으므로 구원받지 못한 것이고 오른쪽 사람은 더 심하게 죄를 짓지만 돌아섰으므로 구원받은 것입니다.

0----------10----------20----------30----------40----->죄를 짓는 정도

        가는 방향-->(구원받지 못한 사람)            <--가는 방향(구원받은 사람)

2. 여기서 우리는 회개의 행동이 사람의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성령님의 효력 있는 부르심이 있으나 실제로 회개하는 존재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할 때는 사람의 회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이런 복음의 말씀을 통해 성령님께서 죄인을 효력 있게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회개를 강조하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회개는 효력 있는 부르심을 통해 오는 것이므로 회개한 사람이 찬양받을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회개한 사람은 구원을 얻은 것만으로도 과분한 은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연설자와 음향시설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연설을 듣고 감동을 받으려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음향시설이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감동을 줬다고 칭찬받는 것은 연설자이지 음향시설이 아닙니다. 결국 하나님의 은혜가 사람을 회개케 하고 구원을 받게 해줍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찬양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회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울러 회개한 후에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사와 찬양을 하나님께 돌리게 됩니다. 이것은 자연히 되는 일이지만 사람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3. 이렇게 참 회개는 사람이 지식과 감정과 의지를 새롭게 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거짓 회개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독교신앙의 교리를 충분히 알면서도 회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교만해질 뿐입니다. “우상의 제물에 대하여는 우리가 다 지식이 있는 줄을 아나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시는 바 되었느니라.”(고전 8:1-3).

하나님에 대해 아는 지식에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더해져야 합니다. 물론 사랑은 감정과 의지의 행동까지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만일 사람이 하나님에 대해 많이 알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순종이 없으면 무엇을 닮아가는 것입니까? 사탄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약 2:19)

어떤 사람은 죄의 고통을 깊이 느끼고 구원을 갈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바른 길을 알지 못하면 회개를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유대인들이 죄를 벗고 구원 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리스도의 은혜를 의지하는 길을 모르거나 받아들이지 않아 자기들의 의로 구원을 얻기 위해 애썼습니다. 이것은 회개가 아닙니다. 효력 있는 부르심은 복음을 통해 주어지는데 죄를 미워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사모함 없이 단순히 양심의 가책을 통해 죄를 미워하는 감정이 생기고 더 바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회개가 아닙니다. 이것은 참 지식에서 온 것이 아니므로 모든 죄를 다 미워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죄만 싫어하고 다른 죄(우상숭배나 성적부도덕의 죄)는 즐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를 의지하지 않고 자기 의를 의지하게 될 것입니다. 회개는 지, 정, 의(의지, 행동)가 모두 새로워지는 전인적인 변화입니다.

4. 사람은 한번 돌아섰다고 다시는 시험에 들지 않고 아무 어려움 없이 하나님을 향해 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회개한 사람은 평생 지속적으로 이 방향을 지키기 위해 악을 향하고자 하는 욕심을 이겨내야 합니다. 회개는 악을 향하던 사람이 하나님을 향하기로 결단하고 돌아선 것입니다. 아울러 살아가는 중에도 수시로 선과 악 사이에서 선을 향하도록 결단해야 합니다. 처음 죄를 미워하고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것이 회개입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이 한번의 결단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이 결단을 새롭게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회개는 처음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 지속적으로 믿음의 결단을 하는 것, 죄를 지었을 때 자백하고 다시 믿음을 지키기 위해 결단하는 것 등을 다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개한 증거는 처음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 사건이 되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증거는 지속적으로 믿음의 결단을 하며 순종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과거의 어떤 경험보다 오히려 지금 결단과 순종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더 확실한 증거입니다. 예수님도 열매로 그 나무를 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찌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느니라. 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 7:16-20). 그리고 성경은 과거의 경험으로 구원의 확신을 삼으라고 하지 않고 현재의 신앙생활에서 힘써 구원의 확신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지 아니하리라.”(벧후 1:10) 이런 방법으로 자기의 구원을 확신하며 살면 신앙생활에서 넘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토의문제

1. 회개가 전인적이라고 할 때 인간의 무엇 무엇을 포함합니까? 각 분야에서 회개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설명해보십시오. (지, 정, 의의 문제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2. ‘나’는 회개의 요소 중에 어떤 면을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회개의 어떤 면이 비교적 낫고 어떤 면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구체적인 이유도 말씀해주십시오.

3. 사람이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향하면 어떤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정에서, 교회에서, 사회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되는 대표적인 모습을 몇 가지 찾아보십시오. 지금 ‘나’의 삶에서는 이런 모습이 얼마나 나타나고 있습니까?

4.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앙적인 결단을 한 구체적인 경험을 나눠주십시오. 그리고 이런 신앙의 결단이 교회생활을 잘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사회에서 바르게 살기 위한 것이었는지 생각해보십시오.

5. ‘나’는 회개의 기도를 얼마나 자주 드립니까? 하루에 몇 번이나 드립니까? 회개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진정한 회개의 감정과 결단이 있습니까? 회개의 기도를 드리고 나면 실제로 그 죄에서 멀어집니까? 얼마나 빨리 멀어집니까? 순식간에 멀어질 수도 있고 아주 천천히 멀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시 전혀 멀어지지 않는다면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