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하나님께서 고소하시다

박흥용 작성
작성일 2003.03.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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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나님이 이 땅 거민과 쟁변하신다는 말은 무슨 의미입니까?

해설: '이 땅 거민'은 이스라엘 백성을 일컬으며, '쟁변한다'는 말은 법정소송을 한다는 말입니다. 즉, 고소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이 '이 땅 거민과 쟁변하신다'는 말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고소하신다는 말입니다.

3) 이스라엘이 가지지 못해 하나님에게 고소당한 것은 무엇입니까?

해설: 세 가지가 없어서 고소당했습니다. 진실과 인애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그것입니다.

4) 진실과 인애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무엇입니까?

해설: 진실과 인애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의 백성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한다면 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것들을 갖추지 못해 하나님으로부터 고소당한 것입니다.

먼저 '진실'입니다. '진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는 '헤메트'로써, 변치않는 '신뢰성,' '신실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사야 38장 18절의 '하나님은 신실하시다'라는 문구에서 '에메트'가 사용되었다는 데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이 '에메트'가 없다는 것은 그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변치 않는 신실함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대한 변치 않은 신실함이 없어서 고소당했습니다.

다음으로 '인애'입니다. '인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원어는 '헤세드'입니다. 이 '헤세드'는 미가 등 구약 예언자들 메시지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말로써, 선지서에서 '인애'로 자주 번역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굳이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번역해 보자면 '변치 않은 충성스런 사랑'정도로 번역하는 게 좀더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이 '헤세드'는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또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여주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변함없는 '헤세드'로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헤세드'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모두가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이것을 버렸습니다. 가나안 정착 후 바알 신에게 정신이 팔려 하나님을 향한 '헤세드'를 잃어버리고 바알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하나님에게 고소당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입니다. 성경에서 쓰인 '안다'는 말은 단순히 지적인 인지를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고대 근동 조약에서 종주국과 봉신국 사이에 쓰이는 그 단어의 의미는 특별합니다. 즉 종주국이 봉신국을 안다는 것은 주인된 종주국이 종된 봉신국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그들을 보호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봉신국이 종주국을 안다는 것은 그 보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을 의미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자신들을 택하고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그에게 절대적인 복종과 충성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으로 살펴보게 될 호세아 6장 3절에서 이스라엘이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 의미는 하나님을 지식적으로 알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들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고 순종하자는 결단을 하자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바로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고소당한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대한 변함없는 신실함, 변치 않는 충성된 사랑, 절대적인 복종과 순종이 없음으로 인해 고소당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인애를 원하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원하시는데(호 6:6), 그들은 그것을 잃어버리고 바알에게 가버렸던 것입니다.

5) 이스라엘이 가지고 있어서 하나님으로부터 고소당한 것은 무엇입니까?

해설: 이스라엘은 저주와 사위와 살인과 투절과 간음과 피가 피를 뒤대임을 가지고 있음으로 해서 하나님으로부터 고소를 당했습니다.

여기에서 사위(詐僞)는 거짓말을 의미하고, 투절(偸竊)은 도적질을 뜻하며, 피가 피를 뒤대임은 살인을 의미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십계명에서 하나님이 금하신 것들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들은 갖추지 못한 채, 오히려 하나님이 금하신 것들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은 당연히 고소 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6) 이스라엘이 고소당한 죄로 인해 받게 될 처벌은 무엇입니까?

해설: 그들이 거한 땅이 슬퍼할 것입니다. 또한 거기 거하는 자와 들짐승과 공중에 나는 새가 다 쇠잔할 것이며, 바다의 고기도 없어질 것입니다.

'땅이 슬퍼한다'에 쓰인 '슬퍼한다'의 원어는 '아발'로써, '쇠잔하다,' '마른다,' '황폐해진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이 거한 땅이 황폐해진다는 말입니다. 또한 모든 생물들이 말라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의 죄로 인해 피조 세계가 황폐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이 깨어지게 되면 그들이 살아가는 땅은 황무지가 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세계마저 저주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7)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갖추어야 할 것들을 갖추고 있습니까? 아니면 혹시 그것들을 갖추기는커녕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져서는 안되는 것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나의 삶을 돌아보며 묵상하는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