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비유해설 13: 씨가 자라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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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마가복음 4:13-20

 

본문의 구조에서 보았듯이 이 문단이 본문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이 문단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 문단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 본문에서 중심이 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 우리가 여기서 주의깊게 고찰해야 할 것은 이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비유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는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 말을 이 비유가 아주 쉽고 자명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모르면 다른 어려운 비유는 더 모를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 비유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다른 비유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뜻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만일 씨뿌리는 자의 비유가 가장 쉬운 것이라면 이 비유를 해설해준다고 하여 더 어려운 다른 비유를 이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본문은 다른 비유에 대한 해설도 기록했을 것이다. 그런데 본문은 다른 비유에 대한 해설은 기록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독자가 13-20절의 해설을 알면 다른 비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뿌리는 자의 비유에 대한 해설이 다른 비유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씨뿌리는 자의 비유 해설이 어떻게 다른 비유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이 해설이 비유 해석의 원리를 가르쳐주기 때문에 이런 원리로 비유를 해석하면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해설에서 알게된 구체적인 내용이 다른 비유 해석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모습을 고찰해보자.

 

먼저, 이 문단이 보여주는 비유 해설의 주요 원리는 비유의 요소들이 상징하는 것을 찾아서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당대 사람들은(저자적 독자는 물론이고 본문에 나오는 예수의 청중도) 이 비유가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깨달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설의 중요성은 비유가 말하는 가르침이 무엇인지 또한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데 있다. 그래서 본문이 가르쳐주는 비유 해설의 원리는 비유의 요소들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것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3-20절의 해설은 구체적으로 씨는 말씀이고 말씀이 열매 맺는 것을 방해하는 자는 사탄이며 방해 요소들은 세상의 박해, 염려, 유혹 등이라고 가르쳐준다. 예수께서 처음부터 천국 복음을 전해온 것을 기억할 때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예수의 사역과 관련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것은 다음의 두 비유에서 회상을 통해 확인된다. 다음의 두 비유도 이 비유처럼 씨에 대한 비유인데 그 두 비유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유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13-20절의 해설은 다음에 나오는 비유들이 다 씨가 열매 맺는 내용이므로 거기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즉, 은밀히 자라는 씨의 비유나 겨자씨 비유에서도 씨는 예수의 천국 복음을 의미할 수 있고 그 사역을 방해하는 사탄적 세력이 전제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고찰은 그 비유들을 살펴볼 때 하도록 한다.

 

마. 마가복음 4:21-25

 

이 문단은 두 가지 구조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이 문단 자체가 가지고 있는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이 문단이 10-12절과 대응된다는 구조이다. 먼저 이 문단 자체의 구조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이 문단은 다음과 같은 교차대칭을 보여준다.

 

A 또 그들에게 말했다…왜냐하면…(καὶ ἔλεγεν αὐτοίς...οὐ γάρ ἐστιν...)

B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A' 또 그들에게 말했다…왜냐하면…(καὶ ἔλεγεν αὐτοίς...ὃς γάρ ἔχει...)

 

이 구조는 중심 부분인 “잘 들으라”는 명령을 강조한다. 앞부분의 내용은 등불을 가져오는 것이 빛을 비추기 위해서인 것처럼 지금 숨겨진 것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드러나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등불을 가져온다는 말이 실제 헬라어에서는 “등불이 온다”(ἔρχται ὁ λύχνος)로서 이것은 예수께서 오신 것을 의미한다. 바로 앞에서 배운 비유 해석의 원리를 생각할 때 이 비유적 표현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예수께서 오신 것은 하나님의 비밀을 영원히 숨기려는 것이 아니라(4:11 참조) 결국은 밝히 알리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비밀이 언제 알려지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시점이라고 보는 견해와 종말의 때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본문의 문맥으로 볼 때 예수께서 오시는 것을 재림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때에 아는 것은 이미 구원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데 예수께서는 구원하러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또한 독자는 외부지식으로부터 제자들이 예수의 부활 후에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는 부활을 경험한 후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것은 천국의 비밀을 배웠으며(4:10-20) 또한 말씀 전파를 맡은 제자들에게(막 1:17; 3:14) 말씀을 전하는 사명이 있음을 알려준다(막 6:7-13 참조).

 

뒷부분(24-25절)의 내용에서 “너희의 헤아림”은 말씀을 듣는 방법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문맥은 말씀을 듣고 이해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4:10-12, 23; 또한 4:1-34는 말씀을 의미하는 씨에 대한 비유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이 보여주는 내용은 말씀을 좋은 자세로 잘 받아들이면 잘 이해하게 되고 점점 더 많은 비밀을 알게 되는 반면 잘 받아들이지 않으면 점점 더 모르게 된다는 뜻이다. 구조에서 보듯이 여기서는 주의해서 잘 들으라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4:23). 이렇게 일반적인 경고를 한 후 24-25절은 비밀을 알도록 되어 있는 제자들(이인칭 복수)에게 주의해서 들으라고 훈계하는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나오는 비유를 더욱 주의해서 듣고 이해하도록 격려한다.

 

바. 마가복음 4:26-29

 

이 비유는 다음과 같은 교차대칭 구조를 가진다.

 

A 씨를 땅에 뿌림

B 씨가 자라되

C [그 자신은](αὐτός) 알지 못하느니라

C' 스스로(αὐτομάτη)(헬라어에는 “스스로”가 먼저 나옴)

B' 땅이 열매를 맺되

A'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니라

 

이 비유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씨가 자라 열매를 맺는 데는 씨와 땅의 역할이 중요하지 인간의 역할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모습에서 강조되고 있다. 먼저, 이 사람은 씨가 자라는 동안 씨와 관련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으로 묘사된다. 더욱이 씨를 뿌리는 행동은 부정과거(aorist)로 표현하고, 자고 일어나는 것은 현재(present)로 표현함으로써 씨와 관련된 행위는 축소되고 씨와 관계없는 일상행위만 두드러진다. 그리고 이 비유는 앞의 씨뿌리는 자의 비유와 대조되는 모습을 통해 사람의 역할을 축소시킨다. 즉, 앞에서는 “씨 뿌리는 자”(ὁ σπείρων)로 부르나 여기서는 단순히 “사람”(ἄνθρωπος)으로 부르며, 앞에서는 “씨를 뿌리는”(σπείραι) 행동으로 묘사하나 여기서는 단순히 “던지는”(βάλῃ) 행동으로 묘사한다. 또한 교차대칭에서 서로 대응되어(CC')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습에서 그 사람 자신이(αὐτός) 알지 못한 것과 땅이 스스로(αὐτομάτη) 열매 맺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한편, 외부지식에서 “스스로”라는 말은 하나님 자신의 역사나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역사를 가리킬 때 쓰인다(수 6:5; 레 25:5; 왕하 19:29; 솔로몬의 지혜서 17:6). 그러므로 이 비유가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가 인간의 노력과 역할에 좌우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로 자라고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지식 때문에 씨뿌리는 행위가 무시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앞의 비유(3-9절)에도 나온 내용이고 또한 예수가 제자들의 사명을 강조할 때에도 나온 내용이다(4:21-22). 한편, 이 비유는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것을 추수로 묘사함으로써 그 때에는 심판이 있을 것을 암시한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사명을 무시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이 비유는 앞뒤에서(AA') 인간의 사명을 보여주면서 그 중심 내용에서는(BCC'B') 하나님 나라가 하나님의 역사 속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결국 이 비유가 가르치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인간이 해야할 사명도 있지만, 하나님 나라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모습으로 하나님의 역사와 은혜 속에 자라고 성취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고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하지 말고 희망 속에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 그것은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 그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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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사랑이님의 댓글

  •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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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생명의 말씀을 잘 잉태하여 열매를 맺으며 생명의 말씀을 나누게 하소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람의 책임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신실하신 주님이 하시는 일을 기대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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