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사람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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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갈라질 것처럼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새벽
차를 몰고 광주 톨게이트를 유유히 빠져 나갔습니다.
바람의 날개를 달았는지
아직은 한가한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 날아가는
속도감이 상쾌하였습니다.
혼자.......
왠지 쓸쓸하고 고독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어찌보면 청승맞기까지 하는 여행길
그럼에도 그 설컹거리는 고독을
아무하고도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는 겨울 새벽의 고요함과
앙상한 가로수들의 희뿌연 잿빛은
사랑의 불씨가 사그라져 버려
오래 전에 그 온기를 잃어버린 나의 마음처럼 무표정합니다.

불그스름한 동녘이
나의 눈과 마주칠 때
동전 몇 개 삼킨 자판기가
덜컹하며 내놓은 뜨끈한 커피 한 잔을 감싸쥐고
그 커피 속에 무수히도 녹아있는
사랑의 밀어를 애써서 찾아보았습니다.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좋은 사람........"
가수 유익종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가냘픈 입김이 되어 잠깐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커피의 향내와 함께 사라져 버렸습니다.
냉랭해진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훌쩍 던져 버리고
나는 다시
중년이란 허수아비를 옆자리에 태우고
첫사랑이 떨어진 그 곳을 찾아
오른 발에 지그시 힘을 주었습니다.

◀ 에브라임이여 내가 어찌 너를 놓겠느냐 이스라엘이여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 내가 어찌 너를 아드마같이 놓겠느냐 어찌 너를 스보임같이 두겠느냐 (호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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