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 베드로의 믿음과 잠

성경에는 베드로가 잠든 모습이 세 번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예수님이 산에서 변화되셨을 때 깊이 존 모습입니다.
이 모습도 중요한 메시지가 있겠지만 오늘은 다른 두 번의 잠만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감옥에서 잔 모습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제자들은 잠을 잤고, 예수님은 이 모습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기도하지 않고 잠을 잔 베드로는 나중에 예수님을 부인하게 됩니다.

감옥에서는 처형되기 전날 밤에 깊이 잠들었습니다.
얼마나 깊이 잠들었던지 천사가 깨워서 데리고 나왔는데도 생시인지 몰랐습니다.
베드로는 기도하다가 구원받은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다가 구원받았습니다.
베드로는 잠을 잔 것 때문에 꾸중을 듣지도 않았고 넘어지지도 않았습니다.

베드로가 겟세마네에서 잔 것은 믿음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잔 것은 믿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처형되기 전날 밤 그렇게 깊이 잠든 것은 하나님을 철저히 의지한 믿음의 증거입니다.
똑같은 잠이지만 믿음이 약한 증거가 되기도 하고 강한 증거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잠자는 성도라고 함부로 비난할 수 없습니다.
나는 기도하는데 그 성도는 잔다고 내가 더 믿음이 좋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내가 더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고 더 큰 은혜를 받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마음을 보시는 하나님 눈에는 잠자는 성도의 믿음이 더 좋게 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기도만 그렇겠습니까?
예배, 헌금, 선교 등 신앙생활의 모든 외적 모습이 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다른 성도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함부로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그 성도의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 사실은 더 좋은 믿음의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그 성도가 부족한 게 사실라고 해도 하나님이 그를 받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기도하지 않고 자는 게 더 좋은 신앙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자기는 믿음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도하지 않고 잔다면 그것은 위선입니다.
참된 믿음은 주님만 의지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저절로 최선을 다해 기도합니다.
우리가 외적인 기도를 하든, 하지 않든 참된 믿음과 사랑의 신앙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