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보다 나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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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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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1984년 2월 제가 신학교를 졸업하면서 학교신문에 기고한 글을 재정리한 것입니다. 쓴지 20년이 지났고 이제 목사가 된지 20년이 되어가는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어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나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유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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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어느 교우로부터 “전도사님들이 목사님들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전도사가 목사보다 나아 보일 수 있을까?”

그런데 그 후 놀랍게도 전혀 다른 상황에서 다른 교우로부터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 교우의 말이 목사와 전도사를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목사보다 더 좋은 전도사가 많이 있다는 뉘앙스의 말이었습니다.

사실 한번도 전도사가 목사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서 속히 목사가 되기만을 바라던 저에게 이 분들이 한 말은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 분들이 전도사가 목사보다 낫다고 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 사람의 말입니다. “전도사님들에게는 순수한 신앙의 열정이 보이지만 목사님들에게는 직업화되고 타성화된 모습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사람의 말입니다. “목사님들은 높고 권위가 있어 가까이 지낼 수도 없고 또 목사님들 자신도 우리들(사회적으로 낮은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주지 못하는데 반해 전도사님들은 낮고, 어리숙하고, 또 직책상 우리들과 가까이 지내주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생각하며 짧은 신학교 생활 3년 동안 벌써 순수한 신앙의 열정보다 직업화된 기능들이 나타나고, 또 수시로 높아지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전도사보다 나은 목사가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기 위해 한걸음 다가서면서 목사님들이 여러 면에서 보여주시는 그 능력에 감탄하며 “나도 저렇게 훌륭한 목사, 성공한 목사가 되어야겠다.”고 하기보다는 먼저 처음 신앙의 열정을 되찾는 것과 또 높아지려는 마음을 더 낮은 곳으로 향하게 하는 데 저의 관심을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주님께서 주신 말씀을 생각하면서.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계 2:4)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 18:4)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둘로스: 저도 목사님과 같은 소리 참 많이 들었습니다.
가끔 훌륭하신 전도사님들 많이 봅니다.

특히 열정이 많으신분들을 보면 저도 도전을 받습니다.
그러나 여러면에서 전도사님들이 목사님에 비해서는 부족한 사람이고, 경험도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경험은 누구나 공평하게 곧 주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열정이 많으신 전도사님에 대한 저의 해석은 다릅니다.



저는 실제로 전도사보다 능력이 부족한 목사님(?)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습니다.
단지 직분만 전임이었다고 할까요?
목사님들이 보시면 건방진 소리이지만, 한편 이런 소리 듣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야기로 하자면,
요즘 전도사님들 교회학교 선생님들만큼도 열정이 없어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많아요.

왜냐하면 모두가 빨리 목사 되려고(대접 받으려고) 적당히 사역하는 것입니다.
목사님의 글을 읽고 전도사님들 보다 목사님들이 더 훌륭하다고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제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경험이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늬만 목사였던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예를들어, 우리교회 목사님들은 전도사님들 처럼 설교좀 잘 했으면 좋겠다.
좀더 명령하듯 하지 말고, 폐쇄적이지 말고, 부정적이지 말고, 겸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나 일반대 출신들,.... (신학교 출신에게 하고픈 말도 많겠지만)목회는 하면서 배운다고 변명을 하는 분도 계시는데,
준비된 것은 전무하고 안수만 받은 사람들 보면서,
저 역시 그런 사람중의 하나가 아닐까? 뒤를 돌아봅니다. 결국 교회나 성도에게 유익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성도들은 헌신하는데 목사님들은 조건이 맞아야 하는 분들 참 많아요.



이것은 신학교 교수님들 책임이 50% 이상은 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들 중에는 존경할 만한 분들이 더러 계시는데,
신학교육 담당하시는 분들이(신학교에 모이는 성향의 분들) 존경할 만한 인품이나 목회자로서의 실력이 없다는데에 늘 자조적인 이야기를 듣곤합니다. 실력은 어느정도 인정 할지 모르지만 실력만 가지고 사는게 아니잖아요.
그러나 그래도 우리나라 교수님들이 훌륭하셔서 좋은 목사님들이 배출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신학교 교수님들도 전공에 대해서 많이 안다고 해서 존경해 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일명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에는 요즘 누구나 어느정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훌륭하지요. 그런데 전공과목 많이 안다고 존경할 만한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얼마나 되실까요? 제자들에게 이런 소리 안듣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더욱 특이한 것은 이런분들은 사람 냄새가 안난 다는 것입니다.

매우 행정적이랄까요? 자기 중심적이지요. 많이 배운 사람일 수록 말입니다.

돌봄은 없고 권위에 대한 요구만 많은 사람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웃지 못할 코미디입니다.



권위의식은 높은데, 그 권위를 목사직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사고방식이거나,
교회안에서도 실력은 키우려고 생각하지 않고, 파트들에게 전임대우 받으려는 의식이 많아요.

그런데 그것을 말하지 않아도 성도들이 기가막히게 안다는 사실입니다.




목사님들이나 교수님들이 설교나 강의에서는 평상시에 위대한 말씀 하시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생존을 위해 학문을 도구화 하는 것을 보는데,
아쉬숨이 많아요.


멀쩡한 사람인데 신학교만 들어가면 교만해지고, 목사 안수를 받으면 장로교회의 구조적인 이유인지?
노회행정으로 그런지? 생존에 바쁘더군요. 교회의 유익보다는 본인의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보면 존경심 사라지는 정도가 아닙니다.
교회가 목사의 복지를 책임지는 것 정도로 보는 분들 보면 피가 거꾸로 솓습니다.


신학교 1학년만 되어도 목도 굳어지고,
겸손이 사라지는(저를 포함) 사람들이 참 많아요.


저도 그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들이 천재목사 보다는 사도목사를 갈망하는 가 봅니다.


한번은 어떤 젊은 목사에게
왜 그렇게 행동하느냐고 했더니, 젊은 목사님 기가막힌 답을 했습니다.
성도들에게 목사는 신령하게 보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분을 신령하게 해준 조상이 누군가 궁금합니다. ^_^

요즘 목사님들 희한하네?가 절로 나옵니다.
도대체 신학은 왜 배웠는지?




그런데 요즘엔 생각을 다르게 해보았습니다.
멀쩡한 목사님들, 전도사님들을 그렇게 바보로 만들어 가는 것은 교회의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과연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갈까요?



참으로 좋은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임을 절감합니다.

편애받는 것도,
편애 하는 것도 경험한다면 이미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이지요.


부목회자를 쓰는 방식이 지극히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목사님들에게 환멸을 느끼다보니
젊은 전도사님들이 신선하게 보입니다.
아직은 생존을 위해 목회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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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잃어버린 선장과 함께라면 선원들이 제 아무리 열정을 다해 일을 해도 목표를 찾기는 힘들 것입니다.
목적지가 없는 배에 올라탄 승객들의 미래는 과연~ 어떯게 될까요?



미천한 둘로스 스승님의 글에 감히 또... 댓글을 답니다.






-[05/29]-


211.58.165.177오덕호: 둘로스님

이런 말씀을 많이 들으셨군요. 저는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생소하기도 하고 새롭군요. 너무 당연한 듯이 목사의 우월감 속에 묻혀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둘로스님의 사역과 장래에 주님의 은혜가 늘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05/30-11:51]-

211.227.230.58김중곤: 목사님,감사드립니다. 신학교를 졸업하시면서 고민하셨던 그 마음을 지금까지 간직하시고, 모범이 되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제자도 스승님의 그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사도목사가 되어 주님을 기쁘시게하는 종이 되려는 결단을 새롭게 합니다.

20년동안 한결같이 목사님의 삶을 인도해 오신 성령님께 감사가 됩니다.
사랑합니다. -[05/31-10:53]-

61.74.235.99다니엘: 둘로스님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는군요... 결국은 자기 양심이며 자기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한 후에 도리어 버림받을까 두려워 함이라..........
주님 겸손케하시고 주님의 영광만 들어나게 하옵소서!! 오직 그 날을 바라보며 자신을 살피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05/31-11:11]-

193.197.86.102정종원: 독일로 나오기 전에 주셨던 말씀 중에 여전히 제 마음 가운데 남은 것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을 입성하시는 어린 나귀에 대한 말씀이었는데.....
아무 이름없고 영광 없는..... 그저 주님을 태우고 그 자리에 있을 뿐인 짐승에 지나지 않는 그 어린 나귀가 하염없이 부럼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저희 가정의 이름을 나귀 가정으로 지어보기도 했습니다.
전도사보다 나은 목사를 위해......
짐승에 불과한 나귀보다 분명히 나은 주님의 종이 되기 위해

오늘도 겸손히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주님이 이루시는 역사들을 보며 살아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4/1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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