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자느냐?(막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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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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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성찬식을 제정하시고 겟세마네 동산에 기도하러 가셨다. 그 때 예수께서는 세 제자를 따로 데리고 가시며 자신이 기도하는 동안 그들에게도 기도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들은 잠을 잤다. 세 번째 오셔서 또 자고 있는 제자들을 보시며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이제는 자고 쉬라." 이것은 한글 개역성경의 번역인데 이 번역도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글 공동번역과 많은 영어 성경에는 이 말씀이 “아직도 자느냐?”라고 번역되어 있다. 왜 이렇게 같은 말씀이 다르게 번역되어 있을까? 그것은 같은 본문이지만 문장부호를 다르게 붙였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의 원문에는 문장부호가 붙어있지 않다. 그래서 문장부호는 해석자가 본문을 해석하며 붙여야 한다. 위의 말씀인 경우 한글 개역성경은 문장 끝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문장을 명령형으로 본 것이고, 다른 번역의 경우 물음표를 찍음으로써 문장을 의문문으로 본 것이다.

그러면 어느 것이 더 타당한가? 이 두 가지 번역이 각각 많은 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므로 우리가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문의 문맥으로 볼 때, “아직도 자느냐?”가 더 좋은 것 같다. 이 문맥에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기도해야 할 때 기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신다. 그리고 예수의 평소 가르침에 비춰볼 때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항상 기도하기를 원하신다. 특히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더욱 기도하기를 원하신다. 마가복음 14:41의 말씀도 이런 입장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이제는 제자들이 기도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이제는 자고 쉬라”가 이 말씀의 바른 번역이라고 해도 그 본 뜻은 이제 “이 문제”로 기도할 기회가 지났다는 뜻일 뿐이다. 달리 말해서 이런 어려운 일을 만나면 기회가 지나가기 전에 최선을 다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말씀이다. 만일 “아직도 자느냐?”가 바른 번역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덕분에 이제 우리는 옛날의 제자처럼 기도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쉬어가며 편안히 신앙생활해도 된다.” 그 사람이 증거로 인용한 본문이 바로 “이제는 자고 쉬라”는 말씀이었다. 이것은 본문을 심각하게 오해한 것이다. 본문은 결코 그런 뜻이 아니다. 기회가 지나가기 전에 열심히 기도하라는 뜻이다.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이 본문은 “아직도 자느냐?”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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