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 싸움 잘하는 사람

진시황이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이룬 대제국은 불과 15년 만에 망합니다.
대제국을 이룬 진나라가 망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간신들의 난동입니다.
진시황이 죽자 내시 조고가 거짓 조서를 꾸며 진시황의 장남 부소를 자결하게 만듭니다.
조고는 진시황의 무능한 막내 호해를 황제로 세우고 권력을 잡습니다.
조고는 자기 권세를 강화하기 위해 진나라의 훌륭한 인물들을 수없이 살해합니다.
조고가 황제 호해에게 사슴을 선물하면서 말이라고 했는데 조고를 따라 사슴을 말이라고 하지 않은 대신들을 다 죽인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래서 나라가 어려워지자 조고는 호해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호해를 죽입니다.
조고는 부소의 아들 자영을 왕으로 세우지만 자영에게 살해당해 죽고 맙니다.
이런 과정에서 너무나 약해진 진나라는 자영 때 한고조 유방에게 망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싸움 잘하는 사람이 정권 잡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을 잘해서 나라에 유익을 주는 사람이 꼭 권력자가 되는 게 아닙니다.
내부 싸움을 잘해서 다른 사람을 제거하는 사람이 권력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자들은 대부분 거짓이나 악한 방법으로 정적들을 제거하고 권력을 잡습니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권력을 누리지만 결국 자신도 망하고 나라에도 큰 해를 끼칩니다.

이 세상에서는 정치적인 행동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치적인 행동은 정치계뿐 아니라 문화계, 교육계, 종교계까지 무서운 영향을 미칩니다.
남을 속이며 싸움만 잘하는 자들이 각 분야에서 권력을 얻으면 모두가 해를 당합니다.

목회자세미나에 참석했다가 강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직분자를 투표로 선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문제점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점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선거운동 잘하는 사람이 선출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투표 싸움 잘하는 사람이 직분을 받는다는 말이 공감되지 않습니까?

많은 정치인들이 거짓말로 싸움을 잘해야 권력을 잡는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성도들마저 교회에서 선거 싸움을 잘해야 직분을 받는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교회지도자들마저 악한 방법을 써서라도 선거는 이겨야 한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라나 교회나 세상 어떤 것도 오직 하나님이 다스리십니다.
정의의 하나님은 거짓으로 싸움에서 이기고 권력을 잡으려는 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그러면 나라와 교회도 함께 망할지 모릅니다. 조고와 진나라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싸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과 능력으로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도 하나님의 칭찬을 받고 나라와 교회도 큰 축복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