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 엘리처럼 되지 않으려면

사울과 다윗을 비교하며 올바른 신앙의 모습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설교 후에 한 집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셔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나는 다윗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울이었습니다.”

우리가 영화나 소설을 즐기는 것은 주인공을 나와 동일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도 나와 성경의 신앙 영웅을 동일시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성경의 신앙 영웅이 아니라 죄인과 같을 때가 많습니다.

한 목사님이 항상 자기는 사무엘을 닮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엘리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소름이 끼쳤다고 합니다.
목사님이 아버지로서 엘리를 닮으면 가문이 파멸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교회지도자로서 엘리를 닮으면 교회가 파멸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엘리를 닮지 않았을까요?
사실, 엘리는 기도와 말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신앙지도자입니다.
엘리가 한나를 축복하자 한나는 사무엘을 낳았고 다시 축복하자 3남 2녀를 낳았습니다.
엘리가 사무엘을 가르치고 지도해서 사무엘은 최고의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의 두 아들은 엘리의 기도와 말씀 속에서도 최악의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이 엘리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두 아들이 악한 종이 된 것은 두 아들만의 책임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두 아들에게도 책임을 물으셨지만 엘리에게 더 큰 책임을 물으셨습니다.

그렇다면 엘리의 죄가 무엇입니까?
두 아들의 악행을 막지 않은 것입니다.
이 모습을 하나님은 아들을 하나님보다 더 중히 여긴 것이라고 꾸짖으십니다.
엘리는 아들에게 바른 말씀을 가르쳤으나 아들의 악행을 막지 못했습니다.

왜 엘리가 아들의 악행을 막지 못했을까요?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하나는 아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강력하게 전하며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들의 제사장 직분을 정지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자녀나 성도의 악행을 강하게 막지 못하면 가문과 교회가 파멸당할지 모릅니다.
자녀나 성도가 듣기 싫어하는 말씀을 강하게 전하지 못해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자녀나 성도의 직분을 막지 못해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2차선교여행을 떠날 때 마가에게 동역자의 직분을 주지 않았습니다.
너무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엘리 같은 실수를 피하여 마가와 교회를 살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엘리의 아들 같은 성도가 아니라 사무엘 같은 성도가 되기 바랍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엘리처럼 하지 말고 담대하게 성도가 싫어하는 말씀도 전하고 부적합한 사람의 임직도 막아 교회의 파멸을 막을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