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 표절설교가 은혜를 끼칠까요?

90년 대에 한국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목사님들 중 한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도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는 꼭 내가 준비한 음식만 대접할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이 준비한 음식이라도 성도들에게 유익하다면 대접하는 게 좋다.” 그러면서 표절설교를 해서라도 성도들에게 유익을 주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이 목사님은 아주 독창적으로 설교하는 분이라 거의 표절설교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도 성도들의 유익을 위해서는 가끔 자신이 은혜받은 설교를 표절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겸손한 말이고 공감이 되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표절설교를 해도 괜찮은 걸까요? 먼저, 우리는 표절이 무엇인지 정리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남의 말을 인용하는 것 자체는 표절이 아닙니다. 남의 말을 내 말처럼 사용하는 게 표절입니다. 그래서 표절은 남을 속이는 거짓행위입니다.

마찬가지로 설교 중에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표절이 아닙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설교를 통째로 이용해서 설교를 해도 내가 준비한 설교가 아니라 다른 분의 설교를 이용해서 전하는 설교라고 밝히면 표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설교에서 짧은 인용 부분들을 일일이 다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책을 하나만 보고 글을 쓰면 표절이고 여러 책을 보고 글을 쓰면 논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많은 주석과 설교를 듣고 거기서 배운 내용을 이용해서 설교를 준비하는 것은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표절이 아니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설교를 아무 설명 없이 그대로 이용한 설교는 표절입니다. 이것은 나를 더 훌륭하게 보이려고 하는 거짓말입니다. 성도들이 표절설교인 줄 모를 때는 표절설교도 성도들에게 유익을 줄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들이 표절설교라는 것을 알게 되면 시험을 당하게 됩니다. 유명한 목사님의 설교집을 읽다가 자기가 교회에서 은혜받은 설교가 표절이었다는 것을 알고 상처받은 권사님을 본 적도 있습니다.

표절설교 때문에 성도들이 상처받는 것도 작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무섭게 진노하신다는 것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헌금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려고 실제보다 과장했다가 무서운 벌을 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아나니아 부부가 바친 헌금이 교회에 얼마나 큰 유익이 되겠습니까? 그렇다면 많이 바친 것처럼 과장한 거짓 헌금도 좋은 것이라고 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베드로는 그것을 보고 하나님을 속였다고 무섭게 꾸짖었습니다. 다시는 아무도 헌금을 과장하는 거짓말을 못하게 한 것입니다. 베드로가 거짓 헌금을 막았더니 교회는 더 능력 있게 사역하며 더 부흥했습니다. “믿고 주께로 나아오는 자가 더 많으니 남녀의 큰 무리더라”(사도행전 5:14)

사실, 남들이 표절할 정도의 설교라면 표절설교의 내용은 아주 은혜롭고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거짓으로 나를 포장한 표절설교는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거짓 헌금과 같습니다. 성도들에게 유익할 것 같지만 유익하지 않습니다. 성도들에게도 해가 되고 하나님께서도 크게 분노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그 헌금은 땅 판 돈의 일부라는 말 한 마디만 했으면 거짓 헌금이 아니라 참된 헌금이 되고 저주 대신 큰 축복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표절설교가 은혜를 끼칠 것이라는 미명 하에 표절설교를 해서는 안 됩니다. 표절설교는 하나님을 속이는 무서운 죄악이고 결국 교회에 해를 끼치는 죄악입니다. 우리가 꼭 내가 은혜받은 다른 분의 설교를 성도들과 나누고 싶다면 이 설교는 다른 분의 설교를 우리교회에 맞게 정리한 말씀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표절이 아니라 은혜와 축복의 말씀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모든 교회에 하나님의 참된 말씀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방법으로 선포되어 항상 좋은 열매가 풍성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