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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란트와 희생(막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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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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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에게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그가 어느 도시에서 전도집회를 열고 있었는데 집회 기간 중에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역자들이 부랴부랴 수소문하여 겨우 그를 찾았는데 그때 그는 어느 가난한 집에서 앓아 누워 있는 여인을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찾은 동역자들이 그를 나무랐습니다. "아니, 할 일이 태산같은 선생님이 어째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계십니까? 이런 일은 선생님말고도 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자 무디가 대답했습니다. "맞아요. 나 말고도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있어요. 그러나 실제로 이 일을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요".

이 사건에서 물론 무디의 말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뜻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더 큰 일을, 더 위대해 보이는 일을 하고 싶은 우리의 허영심이고 또 하나는 달란트에 대한 고민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달란트가 있는데 만일 내가 너무 약소한 일을 한다면 내게 주신 달란트를 썩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이유는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극복해야 하는 것이기에 더 생각해 볼 가치가 없는 줄 압니다. 그러나 두 번째 이유는 심각한 신앙적인 갈등을 겪게 만드는 고민 거리입니다. "좋습니다! 나도 당장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위해 그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남달리 뛰어난 머리와 지금까지 공부하여 쌓아올린 지식과 경험들을 다 버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이런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입니까?" 이런 고민! 여러분들은 이런 고민을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무척 어려운 고민입니다. 사람마다 형편이 다르므로 개인의 형편에 맞는 정답을 말해주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에 대해서는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너도나도 하나님의 큰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지나쳐 아무도 낮고 천해 보이는 곳으로는 가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또 작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틈만 나면 큰 일로 빠져나오려고 하기 때문에 실제로 소외당한 자들을 위해서 일하는 자는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에게 더 필요한 것은 많은 달란트를 받았으니 더 크고 위대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오히려 더 큰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고 작은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런 갈등은 한센씨병자들을 위해 헌신한 다미엔이나 아프리카에서 헌신한 슈바이처에게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희생과 봉사를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더 위대한 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자기의 달란트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는 것도 매우 중요한 신앙생활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최선을 다해 달란트를 계발하고 발휘하여 하나님의 큰 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우리로 하여금 희생과 봉사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오늘의 현실이 그런 희생과 봉사가 없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오히려 우리는 우리의 달란트마저 희생하면서라도 섬기는 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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