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서평)

작성자 정보

  • 이인덕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저자: 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1920-1984)

장난이 너무 심하여 ‘작은 악마’로 불리우는 5살 난 제제에게 두 친구가 있었다.
밍기뉴와 뽀르뚜가였다.
밍기뉴는 제제의 집 뒤뜰에 있는 작은 라임오렌지나무이고,
뽀르뚜가는 제제를 친아들처럼 대해주는,
외로운 부자 아저씨였다.
가난 때문에 가족들간의 사랑이 메말라 버려
그 사랑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제제에게
뽀르뚜가는 다정함과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뽀르뚜가는 기차사고로
갑자기 제제의 곁을 떠나게 된다.
사랑을 알게 해 준 뽀르뚜가의 갑작스런 죽음은
5살 난 제제에게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열이 펄펄 끓고 음식을 먹지 못하는 제제를 두고
형 또또까는 제제가 사랑하는 라임오렌지나무가
도로 확장공사로 잘릴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괴로워하지만
제제는 뽀르뚜가와의 사랑을 둘 만의 비밀로 하기로 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픔의 원인을 말하지 않는다.
아픔 속에 끙끙대고 있는 제제에게
글로리아 누나가 하얀 꽃을 주었다.
그 꽃은 라임오렌지나무가 처음으로 피운 꽃으로
이젠 오렌지 열매를 주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 꽃을 보고 제제는 뽀르뚜가 아저씨가
자신의 곁을 떠난 것처럼
라임오렌지나무도 이 꽃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밍기뉴도 이제 꿈의 세계를 떠나
현실과 고통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제제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5살 어린 아이 제제는 너무도 빨리 철이 들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말했다고 한다.
너무 가난해서 가족간의 사랑조차 메말라 버렸던 그 시절에
저자가 원했던 것은 사랑이었다.
그 사랑은 준 만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이었다.
그러나 제제가 아빠에게 서투르게 준 사랑들은
늘 아픈 매로 되돌아 왔다.
아빠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거리에서 악보를 판 아저씨에게 배운 노래,
“나는 벌거벗은 여자가 좋아........”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미친 사람처럼 허리띠로 때리는 아빠를
제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제는 아빠를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곧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것을 그만두고
망가라치바(기차)에 뛰어들어 죽기로 마음먹었을 때
제제는 자신을 살리게 하는 놀라운 말을
뽀르뚜가로부터 듣는다.
“난 널 사랑한단다 꼬마야,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제제는 그 마음속에 기쁨이라는 태양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쁨이라는 태양은 곧 슬픔으로 변했다.
뽀르뚜가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제제는 이렇게 외친다.
“아기 예수, 넌 나쁜 애야.
이번에야말로 네가 하나님이 되어 태어날 줄 알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하는거야?
넌 왜 다른 애들은 좋아하면서 나는 좋아하지 않는거야.
내가 얼마나 착해졌는데.
이제 싸움도 안 하고, 욕도 안 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는데 ...내 라임오렌지나무를 자른다 했을 때도 난 화 안 냈어,
그냥 조금 울었을 뿐이야......이젠 어떡해, 이젠 어떡하냐구!”

저자는 너무 일찍 아픔을 겪었다.
그 아픔이라는 것은 매를 맞아서 생긴 아픔이나
유리조각에 찔린 곳을 바늘로 꿰맬 때의 느낌도 아니라
가슴 전체가 모두 아린, 그런 것임을 너무 빨리 알게 되었다.
5살 때 겪었던 그 어린시절의 아픔을
어른이 되어서 생생한 언어로 다시 꺼낼 수 있었던 것은
뽀르뚜가의 사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 뽀르뚜가의 사랑 곁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훈훈한 사랑까지도 반추함으로
그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과 일찍 세상을 떠나버린 이들에게
그리움을 호소한다.
제제에게 처음으로 글을 가르쳐 주고
요셉처럼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을 해 주었던
퇴직 공무원 에드문두 아저씨,
제제의 가정형편을 알고 안쓰러운 마음에 크림빵을 사먹으라며 돈을 쥐어 주었던 쎄실리아 빠임 선생님.
그 선생님은 제제가 천사라고 믿어주었다.
또한 늘 제제의 편이 되어주었던 글로리아 누나,
귀여운 동생 루이스.
이 모두의 사랑이 저자로 하여금
지독한 슬픔과 그리움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게 했을 것이다.


이 책은 맑은 가을하늘만큼이나 투명하다.
늦은 가을오후 햇살을 바라보는 것처럼 애처롭다.
이 가을의 단짝 코스모스와 억새꽃을 보는 것처럼 정겹다.
그러나 늘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아야 하는 외로움도 있다.
그 외로움은 사랑이 먼저 정복하고 물러간 빈 성이다.
이 책은 사랑으로 정복되어야 할 텅 빈 성이 있음을 알려준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79 / 4 Page
번호
제목
이름

성경공부


최근글


새댓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