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제일 큰 상은 전도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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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주 요약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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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에 한국교회에서는 천국에 다녀온 사람들의 간증이 유행한 적이 있다. 죽어서 천국에 다녀왔다는 사람들이 여럿 나타났고 그들의 간증 테이프가 교인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그런 사람 중에 어떤 이가 이런 간증을 했다.

"천국에 가보니까 많은 상이 있는데, 그 중에 제일 큰 상은 전도상 이더라."

이 말이 교인들에게는 상당히 그럴 듯하게 들렸다. 왜냐하면 전도는 생명을 구하는 일이므로 그에 대한 상이 가장 크다는 것은 아주 합리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연 이것이 맞을까?

어떤 이는 순교에 대한 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순교한 주님을 위해 가장 귀중하다는 목숨을 바치는 것이니 당연히 그 상이 크지 않겠는가? 이 말도 맞다면 전도상과 순교상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아니, 도대체 우리가 천국에서 어떤 상이 제일 큰지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가 그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마가복음 12장 28-34절 말씀을 보자
여기에서 서기관이 예수님께 묻는다. 정말 제일 큰 계명이 무엇인지.

그러면 왜 서기관은 제일 큰 계명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을까? 사실, 그것은 당시 유대인이라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알고 싶어하던 관심사였다. 그러면 그들은 왜 그것을 알고 싶어했을까? 이는 당대 유대교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유대교는 하나님의 은혜도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율법을 중시하여 사람이 율법을 지키는 데 따라 받는 복이 달라진다고 믿었다. 그들에게는 수많은 율법이 있었고, 자연히 더 중요한 율법을 지키는 것이 더 큰 축복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제일 큰 계명에 더욱 관심이 많았다.

이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답변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이 말씀을 본문에 나타난 대로 해석하는 것인데, 이 경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계명은 문자 그대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기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 말씀을 앞서 살펴본 당시 유대인들의 사고 방식에 비추어 해석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제일 큰 계명을 알아서 그것을 더욱 확실히, 더 중요하게 지키는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예수님이 이런 대답을 하신 것이라고 보는 견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라고 가르치지 않고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가르치신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이런 뜻이 된다.

"이 사람아, 어느 계명이 제일 큰지 따지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지 큰 상 받을 계명을 골라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야."

사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모두 다 잘 지키려고 하지, 중요한 계명이라고 잘 지키고 덜 중요한 계명이라고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계명을 골라 지키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여 자기 유익을 위해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천국에서 큰 상을 받을 일만 하게 되지는 않는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게 된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으로 우리는 천국에서 제일 큰 상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 자체가 잘못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는 불순한 자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살펴볼 질문은 고린도전서12장 1-31절 말씀이다. 이 본문은 같은 성령이 신자들에게 서로 다른 은사를 주셨다고 말씀한다. 신자들은 그 은사에 따라 서로 다른 사역을 하게 된다. 결코 다 같은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더 큰 은사를 사모하라고 하는데 이것은 교회에 덕을 더 많이 끼치는 은사를 사모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실제로 천국에서 제일 큰 상을 받을 일이 따로 있는가? 천국에 여러 가지 상이 있기는 하겠지만 어떤 일이 더 큰 상 받을 일인지는 우리가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상을 주시는 것은 하나님이 판단하실 일이지 우리가 함부로 판단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천국에서 큰 상을 받을 일이 따로 있든지 없든지 간에, 우리가 특별히 어떤 일이 큰 상 받을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세가지로 살펴보자

첫째, 하나님은 신자들에게 서로 다른 달란트와 은사를 주시고 그에 따라 서로 다른 일을 맡기셨다. 그런데 그 중에서 어떤 일이 특별히 더 큰상을 받을 일이라고 하면 그 일이 아닌 다른 일을 맡은 신자는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만일 이렇게 되면 더 큰 상을 받을 일이 무어라고 말하는 것은 신앙생활에 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사람들이 한 일의 종류만 가지고 누가 더 큰 일을 했는지 판단 하기란 어렵다. 예를 들어, 전도상이 교회 주방봉사상보다 크다면 다섯 명 전도하고 주방봉사를 하나도 안 한 사람과 두명 정도하고 주방 봉사를 10년 한 사람 중에 누가 더 큰 일을 했으며 더 큰 상을 받아야 하는가? 또 전도하러 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교회 식당에 남아 주방봉사를 했다면 그것 또한 전도사역이 아닌가? 이런 애매함 때문에 어떤 특정한 일이 더 큰 상을 받을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사람은 하나님의 판단 기준과는 달리 대개 외형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천국에서 어떤 상이 클지 말하기 어렵다. 예수께서는 과부의 동전 두 닢이 부자들의 헌금보다 많다고 하심으로써(막12:41-44) 하나님의 평가기준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보이셨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주로 외형을 보고 판단한다. 신자들이 외형적인 업적에 관심을 갖게 되면 위선적인 모습과 경쟁심이 나타나 신앙생활에는 결국 해가 되고 만다.

하나님이 말씀하는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지 특정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맡겨주신 일을 하면 그것이 아마도 가장 큰 상을 받는 일이 되지 않을까.

일부 교회에서 교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어떤 일이 천국에서 큰 상을 받을 일인지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함으로써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오도할 위험도 있다. 이제 우리는 그런 표현을 자제하고 진실한 사랑으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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