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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비상구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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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덕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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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음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묘사한 한 영화에서
시간강사의 비애를 그린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 속의 시간강사는 여러 대학을 전전하는 자신을
보따리 장사라고 부릅니다.
전임이 되기 위해서 여러 통로를 모색하지만
번번히 주저앉게 만드는 장벽은 재단이 요구하는 후원금이였습니다.
수입이 시원찮아 아내에게는 늘 할 말이 없고
"후배들은 치고 올라오고 선배들은 끌어안고 있는 밥통 안 놓으려 하는........"
현실 앞에서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향락에 탐닉하다가 급기야는 간통죄로 기소되어 형을 살게 되고
출소한 후에는 잡문을 쓰며 근근히 나날을 연명해 가는
아주 비참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각색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흥미를 끌려는 목적에서
해이된 도덕성을 일부 확대 과장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간강사가 일용잡급직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어려운 경제적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며
순수한 학문적 열심에 전념해야 함에도 생활비를 염려해야 하고
엄연한 사회의 한 구성원임에도 그 제도가 베푸는 최소한의 혜택을 누리지도 못하며
학기가 바뀔 때마다 가슴 졸여야 하는 비정규직의 불안함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한 시간 강사가 가족과 동료를 버리고
자신이 연구하며 쌓아가고 있는 학문적 업적을 무너뜨린
가슴 아픈 사연이 보도되었습니다.
그 분도 영화 속의 시간 강사처럼
전임에 대한 기대를 갖고 열심히 연구하며 사셨던 듯 싶습니다.
그러나 임용에서 밀려나자 캄캄한 미래와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굴레가
그 분을 절망으로 끌고 가서 영원히 주저앉혀 버렸습니다.

이 시대가 생산한 좌절과 절망의 세력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정복하고 파괴해 갑니다.
그래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빈부고하를 가리지 않습니다.
세상은 분명 태양이 있는 대낮인데도
개기일식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어둡고 깜깜합니다.
이러한 세상 가운데
질식할 것 같은 인간들이 호흡을 고를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마 11:28)
이렇게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금방이라도 눈물둑이 툭 터져버릴 것만 같습니다.
스스로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어버린 그 분이
자비로운 주님의 음성을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었다면
다음 기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을텐데.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시 2:7)라는
주님의 외침을 들었더라면
비록 경쟁사회에서 잠시 뒤졌다 하더라도
실낱같은 의지로 궁색한 삶을 꾸려갈 수 있었을텐데......

생명의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들이 알고 붙들어야 하는 이유가 너무나 분명한 시대에
우리는 오늘도 살아갑니다.


◀ 예수께서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요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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