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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마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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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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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기도를 지상 최대의 힘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전능의 하나님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참으로 옳은 말이고 또 우리는 이 말에서 용기와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기도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기도가 하나님을 움직인다는 말은 맞는 말이면서도 위험이 도사린 표현입니다. 기도가 내 뜻대로 하나님을 움직이는 것인가? 그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하나님은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거인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우리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의 유능한 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도는 누구를 움직이는 것입니까? 하나님입니까? 인간입니까? 인간입니다. 그렇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지상 최대의 능력이요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기도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을 움직입니다. 기도자를 움직입니다. 기도는 기도자의 뜻대로 하나님이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자를 결단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드리는 기도인 주기도는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 속에 그 주기도대로 성취되기를 바라는 기도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그 주기도대로 살겠다고 결단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그 중 첫 번째 간구를 살펴봅시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 이 기도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살아야겠다고 결단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이름이란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가리킵니다. 그러면 거룩하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 있어서 거룩함이란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존재적 거룩함이요 또 하나는 도덕적 거룩함입니다. 존재적 거룩함이란 하나님의 구별되심입니다. 세상의 피조물과는 달리 창조주이시며 영광 속에 우리와 다른 존재로서의 거룩하심! 하나님은 바로 이런 면에서 거룩하신 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런 거룩함을 존중해 드리겠다고 이 주기도를 통해 결단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하나님의 도덕적 거룩함이란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하나님의 뜻인 사랑, 정의,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원하시는 것을 가리킵니다. 즉 하나님은 그 도덕적인 뜻이 세상에 성취되기를 원하시는 분이기에 또한 거룩하신 분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주기도를 통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삶으로써 하나님의 도덕적 거룩성을 들어내기로 결단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신자들은 이 둘 중의 하나에 심하게 치우쳐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 정의를 외치는 자들이 예배를 소홀히 하고 자신의 경건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도덕적 거룩함을 위해서는 애쓰는 것일지 몰라도 하나님의 존재적 거룩함은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존재적 거룩함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모시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입니다. 약속된 시간을 구별해서 하나님께 바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이 예배의 시간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예배시간이나 경건의 시간을 무시해도 되는 것은 결코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도덕적 거룩함만이 중요하고 존재적 거룩함은 더럽혀도 된다는 것과 같습니다. 젊은이들은 보통 하나님의 정의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는 데는 관심이 많지만 하나님의 구별되심, 영광스럽고 거룩하신 그분께 예배하고 찬양하고 경건의 자세를 갖추어야 함에는 너무 소홀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우리끼리 하나님의 뜻을 찾는 토론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하며 저녁 예배에 결석하고 다방에서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또 사랑과 친교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저녁 예배시간에 연극 구경을 가고 탁구를 치러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교회 일을 의논한다고 예배에 빠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엄청난 오류입니다. 하나님은 그분 자신이 거룩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그 거룩한 도덕적 뜻을 이루어 드릴 뿐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하고 존귀함에 합당하도록 구별된 시간과 마음과 정성과 자세를 하나님께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존재적 거룩함에도 합당하게 하나님께 존귀를 바치는 자세, 이것이 진정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삶이며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도록 사는 삶의 기본 자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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