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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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덕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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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둘째 아들녀석이
초등학교 다닐 때 수학여행을 가서
맑은 유리병 속에 예쁜 구슬이 둥둥 떠 있는
선물을 사왔다.
당시 아빠, 엄마, 형아 거 선물 값으로 오천원을 주었는데
베짱 좋은 녀석이 선물 하나에 오천원 하는 거 하나만 덜렁 사왔다.

선물을 받은 나는 기분이 좋았지만
아빠와 형아는 조금 불만이 있었을게다.
그런데....
째깐 놈 전재산을 털어 산 선물을,
내가 그만 부주의로 깨트려버리고 말았다.
선물 받은 그 날.

그 때 작은 녀석의 낙심천만한 얼굴표정하며
실망한 눈빛하며....
울 듯 말 듯 하며 나를 쳐다보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 이후로 나는 작은 녀석에게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두 번 다시 선물 주나 봐라!”
이렇게 별렀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제...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유난히 나를 따르던
두 녀석이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 찾아왔다.
선물이라고 난화분을 가슴에 안고서 말이다.
어떻게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는지
“그냥 오기가 그래서....”
디게 말도 안 듣고, 사고뭉치였는데
어른 같은 소릴 다 한다.

예배가 끝난 직후라
조금 앉아 기다리게 하고
성도들을 배웅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가서 보니....
아뿔사...
몸 거동이 그리 활발치 않으신 어떤 성도님이
손짓을 잘못하다가 그만 그 화분을...

녀석들이 깨진 화분을 망연자실 쳐다보고 있는데...
그 옛날처럼......얼마나 가슴이 아려오던지.
그 성도님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마음이 쑤욱쑤욱 아팠다.

어떻게 수습해서 잠시 두었는데
이 깨어진 화분을 보고
나보다 더 가슴아파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 간사님.
“너무 불쌍해...너무 불쌍해...애들이....”
그리고는 마치 빈 화분이 하나 있노라면서
재빨리 가져다가
원래처럼은 아니지만
거의 비슷하게 원형 복구하여 주었다.
우리 간사님이야 항상 예쁘지만
오늘만큼 사랑스럽고 예쁘랴.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선물....
혹시라도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선물이 온전한지,
받은 즉시 깨버리고
그것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존귀에 처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편 49:20)





218.233.249.156김순옥: 받은 즉시 깨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무엇을 받았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면 하나님께서 더 이상 주시지 않을까봐 두렵습니다. 선물을 준 사람의 정성을, 은혜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감사함으로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07/27-00:03]-

211.58.165.177이인덕: 집사님! 어떻게 이렇게 꼭꼭 숨어있는 장소까지 찾아오셨어요? 은밀(?)한 곳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요. -[07/2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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