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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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덕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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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요즘은 거의 사라진 연탄난로를 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겨울에는 연탄이 하루 3장 정도면 아랫목이 펄펄 끓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님은 이리 와서 몸을 녹이라고
아랫목의 이불을 들추어 주시곤 하였는데
그 때 차디찬 손을 이불 속에 쑥 넣어보면
얼마나 따끈따끈했는지 모릅니다.

다 타고 난 허연 연탄재는
눈이 와서 빙판이 된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
또는 동네 어귀에 깨서 뿌렸던 것 같고
가끔은 화나는 일이 있던 사람들의 화풀이 대상으로
발에 채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안도현 씨의 시 중에 이런 싯귀가 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

연탄재는 그 온기를 전하기 위하여 온 정력을 다 살라서
뜨거움을 전한 그 삶의 열정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시인은 한번도 뜨거워보지 못한 사람들의 미지근한 근성을
나무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누구이든지 한번도 삶을 불태울 정도로 열정을 내 보지 못한 사람은
하찮은 연탄재라 할지라도 발로 찰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용암처럼 뜨거운 정열을 쏟으며
목숨을 거는 일이 하나 쯤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에 목숨을 겁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에, 어떤 사람은 지식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사업에, 또 어떤 사람은 돈에,
어떤 사람은 자녀에 목숨을 겁니다.

단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짧은 인생을 살면서 참으로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한 번 타고 꺼질 인생이라면 얼마나 허망합니까?
우리 신앙인들은
연탄불처럼 한번 타올라 꺼져서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생명력 있는 불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원’을 향해서 태우는 불입니다.

여러분은 2005년에
어떤 일에 가장 화력이 강한 연탄불의 불꽃과 같은 열정을 바쳐보렵니까?
년초에만 활활 타올랐다가 꺼지는 연탄불이 아니라
올 일년 내내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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