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가 돼지를 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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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덕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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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믿을만한 사회, 믿을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정직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두 번째로 언행일치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증자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증자의 부인이 시장에 가려고 하는데, 아이가 뒤쫓아오면서 자꾸울었습니다. 그래서 증자의 부인이 아이를 달래느라고 "자, 빨리 집에 가서 엄마를 기다려라, 엄마가 시장갔다오면 돼지를 잡아서 맛있는 고기를 줄께..." 하고는 달래서 보냈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달래 보내고 난 후 시장을 다 보고서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남편인 증자가 돼지를 묶어놓고 막 잡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본 증자의 부인이 깜짝 놀라서, "아니, 여보 왜 돼지를 잡으려고 해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증자가 말합니다. "당신이 아이에게 시장 갔다오면 돼지를 잡아서 그 고기를 주겠다고 말했다지요?" 이 말에 부인은 그 말은 그저 아이를 달래려고 한 말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증자는 "아이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오. 그 애는 우리에게서 거짓말을 배우게 될 것이고, 또 그 거짓말 때문에 다시는 엄마인 당신도 믿지 않게 될 것이오." 그런 말을 하고서 증자는 정말로 돼지를 잡아서 아이에게 고기를 주었다고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면 바로 거짓이고 그러면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과거를 돌이켜보면 참으로 말과 행동이 많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즈음에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는 국회의원 선거를 할 때, 후보자들이 공적으로 자기가 당선되면 여차여차히 일하겠다고 하는 약속을 했습니다. 이른바 공약(公約)입니다. 이는 사회에 대해 공적으로 약속한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빌 공(空)자로 써서 공약(公約)을 빈 약속(空約)이라고 불렀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후보도 자기가 한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것이 어디 정치판에서만 그랬겠습니까?

상인들이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겠다고 한 약속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는지 모릅니다. 수출품을 처음에 말한대로 보내지 않고 실물은 훨씬 조잡한 것을 보내기 때문에 클레임에 걸린 경우가 허다하고, 운동선수는 처음 약속을 어겨 스카웃에 말썽이 생기며, 심지어 어떤 선수는 재판에서 큰 벌금을 물게 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우리가 모두 말과 행동이 달라서 진실치 않으면 믿을 수 없는 사회가 되고, 그 속에 사는 우리는 가장 비참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 말과 행동이 좀 더 일치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번 말했으면 조금 손해가 된다 할지라도 그대로 이행하는 그런 진실성이 우리에게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우리가 현재의 상황만 보지 말고 각자의 상황을 조금 넓혀 봄으로 자기가 말한 것을 행동으로 일치시키는 진실성을 보일 때, 이 사회가 믿을 믿은 사회가 되어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삶이 지금 당장에는 손해가 될지 몰라도 좀 더 멀리 내다본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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