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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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전에 통화하고 두번인가 전화드렸는데 다 연결이 안되었습니다.
토요일에도 모임중간에 부재중 표시를 보고 전화드렸는데 또 연결이 안되었습니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매주 짧은 글을 쓰고 있는데 이곳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가를 고민하다가 그냥 올려봅니다.

아버님 별세(2005년 3월 6일)
지금으로부터 13일전 설날, 우리 형제들은 고향 완도를 거쳐 광주로 오는 길에 시간을 내어 진도를 들렀습니다. 암으로 치료를 받으시는 아버님을 뵙고 세배를 드리려는 계획이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으신 후로 그 건장하던 신체는 볼품없이 외소해지셨고, 염색한번 하지 않았던 검정머리도 하얗게 되어 할아버지가 되어계셨지요. 세배를 드리려는데 주위 사람들이 못하게 합니다. 환자에게는 세배를 하지 않는 것이 그 지방의 풍속이라고.... 항암치료중이셨으나 함께 앉아서 이후로 치료에 대해서 담소를 나누며 회복되기를 소망했었는데, 그렇게 정정하게 보이시던 분이 지난 월요일(2월 21일) 별세하셨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정의 어려움이 있었고,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습니다. 어린4남매가 이혼이 무엇인지 어찌 알겠는가마는,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부인이 병으로 별세하고, 5남매를 둔 가정에 진도로 재가를 하셨답니다. 당시엔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셨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몇 년 후, 여동생이 가출을 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가 계신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곤 그 곳의 큰 아들과 같은 학교 같은 학년으로 공부를 했는데, 어쩌면 그일 때문인지 그곳 자녀들과 친숙해질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장성해서 어머님을 돌아보려고 약간은 자주 진도엘 갔었습니다. 29살에 수능시험을 치른 아들이 무슨 물질이 있어서보다, 복음안에서 사랑의 빚을 갚으려는 동기였습니다. 그런데 아들들이 자주 그곳에 가서 그런지 어머님의 삶이 평탄치 못하셨습니다. 자주 싸우신다는 말도 들리고, 때론 살기 힘들다면 아들에게 올라오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잘 설득했지요. ‘어머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그곳에서 살아야 된다’며 시골로 내려가시라 권유하면 어머님은 많이 서운해 하면서도 아들의 말을 신뢰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아들들이 내려가는 것이 그곳의 자녀들에게 경계가 되고 아버님께는 불안감을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지 그 이후로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진도에 내려가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번 복음을 전하고 아들이 둘씩이나 목사인데, 교회에 출석하기를 권했으나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어머님이 교회에 나가는 것도 강력하게 반대하셨습니다. 잘은 모르나 별세한 부인이 이전에 병으로 고생하며, 병원에서 포기할 때 누군가의 권유로 기도원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특별한 진전이 없이 세상을 떠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물론 시골에서 평생 이해관계로 살아오시다 혼자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얼마 되지도 않은 돈을 모르려고 그렇게도 애를 쓰셨고, 농사철 가장 바쁜 시간만 지내면 잠시도 쉬지 않고 노동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몸이 병이 든 것입니다.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픔을 호소하면서도 병원한번 가보지 않았는데,. 그런데 막상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는 많이 우셨습니다. 치료를 받고 싶어도 병원에서는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외면하고, 그래도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해서 내려오셨는데 그리도 빨리 숨을 거두셨습니다.

비록 내게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을 지라도 그 분은 아버님이셨고, 저는 그 분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문제는 그 자녀들과의 관계입니다. 우리 형제가 진도에 내려갈 때 늘 고민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그 곳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입니다. 무엇을 바라지도 말고 도리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자녀들과의 관계가 왜 그리도 서먹서먹하든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별세 소식 듣고 시골에 갔는데 위로 큰 딸들은 인사도 안하고 아는 체도 안합니다. 그래도 그들을 사랑합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이 잘되고 특별히 예수님을 믿고 행복해지길 소망합니다.

한 번 태어난 것과 죽음은 정해진 것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누가 자신의 인생을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며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복된 인생입니다. 언제 주님을 만나도 부끄럼이 없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기를 결단합니다. 더 사랑하고, 더 세워주고, 더 위로하는 삶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꿈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218.235.227.100오덕호: 김 목사님

제가 자리를 비운 중에 전화를 주셨던 모양입니다. 저는 급한 것을 이은주 전도사에게 물어서 알게 되었고 그 정보를 유익하게 사용했습니다.

여기 귀한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의 형편과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은혜 속에 선으로 악을 정복하여 목사님의 사랑이 그들 마음을 따뜻하게 변화시켜 평화를 누릴 수 있기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이 목사님 가정에 늘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03/10-20:26]-

218.235.227.100홍성철: 목사님!
학부때 목사님의 초대로 함께 완도에 가서 건장하신 아버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어 뭐라 위로의 말씀을 전할 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통화때도 아무 말씀도 안 해주시더니만...
그래도 함께 한 곳에서 사역했던 동역자 아닙니까?
제가 원래 연락에 무심하지만, 마음만은 늘 함께 있답니다.
힘내십시오~
주님의 위로가 목사님과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03/12-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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