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과 제9계명

제76문: 제9계명이 무엇입니까?

답: 제9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찌니라.”라고 하신 것입니다.(출 20:16)

제77문: 제9계명에서 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제9계명에서 명하는 것은 사람 사이의 진실함과 또 우리 자신과 이웃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라는 것인데 특히 증거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슥 8:16; 요삼 1:12; 잠 14:5)

제78문: 제9계명에서 금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제9계명에서 금하는 것은 진실에 대하여 해로운 모든 것과 우리나 우리 이웃의 명예를 훼손하는 모든 것입니다.(욥 27:5; 시 15:3)

“너희가 행할 일은 이러하니라. 너희는 각기 이웃으로 더불어 진실을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한 재판을 베풀고”(슥 8:16)

“그 혀로 참소치 아니하고 그 벗에게 행악지 아니하며 그 이웃을 훼방치 아니하며”(시 15:3)

1. 하나님은 진리이시며 진실하신 분입니다.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진리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를 구속하셨나이다.”(시 31:5) “영생의 소망을 인함이라 이 영생은 거짓이 없으신 하나님이 영원한 때 전부터 약속하신 것인데”(딛 1:2) “저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저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저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저를 아나니 저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요 14:17) 반면에 사탄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을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저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저가 거짓말장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니라.”(요 8:44) 그래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2.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선 진리와 진실을 알아야 하고 다음으로 진실을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진리와 진실을 알아야 하는 것은 진리나 진실이 아니면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리와 진실을 알 때 이 둘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을 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리와 진실은 다릅니다. 진리는 언제나 또는 누구에게나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이고 진실은 거짓이 없이 바르고 참된 것입니다. 진실은 특정한 사건에서만 일어나도 사실 그대로이면 진실입니다. 그러나 진리는 항상 일어나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과속운행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을 보고 “저 사고는 과속운행 때문에 났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러나 “과속운행을 하면 사고가 난다.”고 말하는 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과속운행을 하고도 사고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속운행을 하면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고 말해야 진리입니다.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해도 거짓말이지만 진실을 보고 진리가 아닌 것을 유추해서 말해도 거짓말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진리를 유추할 때 바르게 유추해서 말해야 합니다.

3. 다음으로 진실을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말을 할 때는 그 의도가 진실한 경우도 있고 그 내용이 진실한 경우도 있습니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 의도와 내용이 다 진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지갑에 돈이 없는데 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침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빌려주기 싫어서 없다고 한다면 이것은 사실을 말한 거지만 말의 의도는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하나님은 마음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돈이 없으면서 있는 줄 알고 빌려주겠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진실한 마음으로 말한 거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한 것이므로 역시 거짓말입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은 내용도 진실하고 말하는 의도도 진실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믿고 있는 바를 말해야 하고(의도) 그것이 실제로 진실이거나 진리여야 합니다(내용).

4. 거짓말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을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인되지 않은 것을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면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의심스러우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진실을 말하기 위해서는 말마다 확인하고 하는 게 좋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설교자는 한 줄을 쓰려고 20권의 책을 읽고 한 마디를 하려고 100마일을 여행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한 대학교수는 학생의 시험 답안을 진실되게 채점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며칠 동안 책을 뒤적였다고 합니다.

        2) 사실을 봤다고 해도 거기서 유추하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핼쓱한 얼굴로 병원에서 나오는 사람은 아픈 사람일 수도 있지만 아픈 부모님을 간병하느라고 피곤한 모습으로 나오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만 보고 그 사람 아프다고 말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특히 함부로 진리를 유추해서는 안 됩니다. 난치의 병으로 고생하던 성도를 위해 온 교회가 기도했으나 회복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러나 난치의 병은 기도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이것은 사실에서 거짓을 유추하여 진리처럼 말하는 무서운 거짓말인 것입니다.

        3) 선의의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됩니다. 이웃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거짓말을 금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진리를 알지 못함을 인함이 아니라 너희가 앎을 인함이요 또 모든 거짓은 진리에서 나지 않음을 인함이니라.”(요일 2:21) “저희가 이웃에게 각기 거짓을 말함이여 아첨하는 입술과 두 마음으로 말하는도다. 여호와께서 모든 아첨하는 입술과 자랑하는 혀를 끊으시리니”(시 12:2-3) 듣기 좋으라고 하는 거짓말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우리가 이웃의 유익을 위해 한 거짓말이 정말 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지는 우리가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진실을 말하는 게 더 유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할 수 있는 대로 진실을 말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분명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경우에 대해서는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십시오.

        4) 침묵의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됩니다. 침묵은 강력한 의사표시일 때가 있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더 무서울 때가 있지 않습니까? 또 긍정적인 의사표시가 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정확하게 자기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침묵을 통해 의사가 표시되고 그것이 거짓말이 될 때가 있습니다. 제9계명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증언을 할 때 이웃을 해치려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인데 법정에서 요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법정은 증인에게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침묵의 거짓도 피하고(모든 진실을) 유추의 거짓도 피하도록(오직 진실만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과장의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됩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땅 판 돈의 일부를 바치면서 전부를 바치는 것처럼 말한 거짓말 때문에 벌을 받아 죽습니다. 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사실에 덧붙여서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거짓말입니다.

5. 한 가지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악한 자로부터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살인하면 안 되지만 살인자의 손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정당방위로 살인을 하는 것은 죄가 아닌 것처럼 거짓말도 하면 안 되지만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당방위로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간음하면 안 되지만 본의 아니게 성폭행을 당한 사람은 죄를 묻지 않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정당방위로 거짓말을 한 것은 정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이런 거짓말을 권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위급한 상황에서 거짓말을 한 경우 하나님께서 정상을 참작하여 용서해주신다는 뜻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의 예로는 아브라함과 히브리 산파를 들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아내를 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였습니다. 히브리 산파가 바로에게 거짓말한 것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산파가 바로에게 대답하되 ‘히브리 여인은 애굽 여인과 같지 아니하고 건장하여 산파가 그들에게 이르기 전에 해산하였더이다.’ 하매 하나님이 그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니라. 백성은 생육이 번성하고 심히 강대하며 산파는 하나님을 경외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집을 왕성케 하신지라.”(출 1:19-21) 

여기서 아브라함과 산파는 모두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거짓말을 한 데 대한 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브라함이 거짓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아브라함 부부를 지켜주시고 또 용서해주신 것으로 봐야 합니다. 사실 아브라함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도 하나님으로부터 물질적인 복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미 복을 받을 것이라고 약속받지 않았습니까?(창 12:1-3) 또 산파도 거짓말을 해서 복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여 히브리 아이들을 죽이지 않았기에 복을 받은 것입니다. 거짓말에 대해서는 잘못이지만 하나님이 용서해주신 것뿐입니다.

6. 위험할 때라도 직접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악한 사람에게 사실을 숨기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미 사울을 버려 이스라엘 왕이 되지 못하게 하였거늘 네가 그를 위하여 언제까지 슬퍼하겠느냐? 너는 기름을 뿔에 채워 가지고 가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새에게로 보내리니 이는 내가 그 아들 중에서 한 왕을 예선하였음이니라.’ 사무엘이 가로되 ‘내가 어찌 갈 수 있으리이까? 사울이 들으면 나를 죽이리이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너는 암송아지를 끌고 가서 말하기를 내가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 하고”(삼상 16:1-2) 하나님은 사무엘을 위해서 사울에게 말할 때 한 가지는 말하고 한 가지는 말하지 않게 하셨습니다. 악인이 알면 해가될 일을 악인에게 숨기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악인에게라도 거짓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를 박해하는 악인으로부터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배교하겠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7. 제9계명은 말에 대해 가르쳐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는 거짓말로 이웃을 해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진실이라고 해도 이웃을 해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함의 경우 사실을 말했지만 아버지의 명예에 해가 되는 말을 해서 큰 벌을 받지 않았습니까? “가나안의 아비 함이 그 아비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서 두 형제에게 고하매”(창 9:22)

그런데 우리는 남의 험담을 듣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입술을 제어하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약 3:6)

토의문제

1. 다른 사람이 나에게 큰 해를 끼친 거짓말을 몇 가지 말씀해주십시오.

2. 확인하지 않고 말했다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된 경험을 말씀해주십시오.

3. 우리사회에서 가장 쉽게 하는 거짓말을 다섯 가지 찾아보십시오. 이런 것들이 ‘나’에게도 있습니까? ‘나’는 편의를 위해 거짓말을 자주 합니까? 아니면 진저리치게 거짓말을 싫어합니까?

4. ‘나’는 맹세 형태의 말을 자주 하는 편입니까? 이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예를 들어, “꼭”, “하늘이 무너져도”, “믿어줘”, “이번에는 틀림없어”, 등.

5. ‘나’와 이웃의 명예를 증진시키기 위해 많이 해야 할 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십시오.